아무도 경고해주지 않는 부분
핵심 요약
AI로 빠르게 코딩한 뒤 끝없는 디버깅 지옥에 빠져 현타가 온 개발자의 고충.
- 빠른 프로토타이핑 — 3일 만에 결과물을 만들지만 이후 2주 동안 디버깅만 반복함.
- AI 코드 품질 — AI가 작성한 난해한 코드와 변수명 때문에 유지보수가 매우 어려움.
- 디버깅 지옥 — 수동 테스트와 반복적인 빌드 과정에서 오는 피로감과 허탈함.
- 개발자 관리 — AI를 주니어 개발자처럼 다루며 끊임없이 검증해야 하는 현실.
3일 만에 뭔가를 만들었다. 기분이 끝내준다. 커밋은 날아다니고, 점심도 일부러 거르고, 금방 끝낼 줄 알았다.
그게 2주 전이다. 난 아직도 디버깅 중이다.
나를 죽이는 건 이게 어렵다는 사실이 아니다. 어렵지 않다. 그게 제일 최악이다. 차라리 어려웠으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냥 느릴 뿐이다. 똑같은 버튼을 40번 누른다. 빌드를 기다린다. 똑같은 스피너를 쳐다본다. 변수 하나를 바꿨으니 다시 버튼을 누른다. 3시간이 지나면 뭘 테스트하려고 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이번 주에 저녁으로 시리얼만 두 번 먹었는데, 나 다 큰 어른이다.
파일을 열 때마다 과거의 내가 거기 앉아서 나를 보며 씩 웃고 있다. 왜 이렇게 짰을까. 왜 이 함수 하나가 800줄이나 될까. 왜 state라는 변수가 두 개나 있고 그중 하나는 화요일마다 null이 되는데 왜 아무 데도 적어두지 않았을까. 왜 함수 이름을 handleStuff라고 지었을까.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난 분명히 이런 거 승인한 적 없다. 마치 나를 싫어하던 친척에게서 집을 물려받은 기분이다.
그리고 지금 또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안다. 지난 3일 중 언젠가 에이전트가 내린 결정 하나를 미래의 내가 목요일 밤에 쳐다보며 "이 멍청아"라고 할 것이다.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아마 내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그 부분일 거다.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냥 소리 내어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다들 만드는 과정만 낭만적으로 포장한다. 아무도 나머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나머지는 목요일 밤에 의자에 앉아 네 번째로 함수를 디버깅하는 것, 그동안 세상은 나를 빼놓고 돌아가는 것이다.
이게 나아지는 걸까, 아니면 그냥 조용히 입 닫고 살게 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