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디자인에 대한 베테랑 디자이너의 시각
핵심 요약
디자인 업무의 대부분이 패턴 반복으로 변질되어 AI에 의한 자동화가 불가피하다는 베테랑 디자이너의 통찰.
- 디자인의 변화 — 1999년부터 시작된 디자인 업계가 시스템화와 패턴화로 정형화됨.
- AI의 잠재력 — 반복적인 컴포넌트 조합 작업은 AI가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영역임.
- 디자이너의 미래 — 단순 패턴 반복 업무는 AI가 대체하고, 전략적 의사결정 업무만 남을 것임.
1999년부터 웹사이트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피그마도,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도 없던 시절이었죠. 오직 당신과 코드 뭉치, 그리고 인쇄용으로 만들어진 어도비 툴을 웹용으로 쓰기 위한 온갖 꼼수들뿐이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대기업 사내 팀, 대형 에이전시에서 일했고 지금은 제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분야는 디자인 시스템, UX 표준, 아토믹 디자인 원칙 등이 도입되면서 규칙과 패턴으로 코드화되는 등 놀라울 정도로 변화하고 성숙해졌습니다.
클로드 코드나 구글 스티치를 볼 때 저 역시 초기 결과물이 조잡하다는 걸 압니다. 결과물의 고해상도 특성이 얼마나 일반적이고 실속 없는지를 감추고 있다는 것도요.
하지만 그게 핵심이 아닙니다.
핵심은 우리가 디자인 업무의 대부분을 패턴 복제로 바꿔버렸다는 겁니다.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거나 상충하는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조율하는 부분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UX와 시각 디자인의 대다수는 디자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기존 기능을 아주 약간만 변형해서 조합하는 일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겁니다. 색상 팔레트나 여백을 조금 바꾸는 식의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변화들이죠. 링크드인이나 컨퍼런스에서는 아무도 이런 말을 안 하지만, 업계에서 처음부터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제품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람은 5%뿐입니다. 나머지는 티켓을 읽고 컴포넌트를 조립할 뿐이죠.
컴포넌트, 아토믹 디자인, 패턴의 특징은 구조적이고 논리적이며 정형화되어 있고 반복적이라는 점입니다. 일관성과 준수가 핵심이죠. 애초에 자동화를 위해 설계된 겁니다. AI가 등장하기만을 기다리던 학습 데이터일 뿐이고, 이제 그 AI가 왔습니다. 지금 당장은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결국 AI가 이 일을 아주 잘하게 될 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대형 제품 팀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업무의 90%가 패턴과 시스템이라는 걸 압니다. AI 옆에서 일할 디자이너의 자리가 있을까요? 물론 있죠. 어차피 클라이언트나 이해관계자 조율을 하던 10%의 인력에게는요. 하지만 나머지 90%에 속해 있다면, 디자인이라는 학문은 사실상 사라진 거나 다름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