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곡선을 따라,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AI가 점점 더 긴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사람들이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를 활용하는 주된 방식은 '공동 지성(co-intelligence)'으로 함께 일하는 것이었다. AI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를 또 요청하는 식이었다. 신중한 프롬프팅과 사람의 지속적인 관여를 통해 복잡하고 장기적인 작업을 AI에게 맡길 수 있었다.
이 방식은 여전히 흔하고 유용하지만, 점차 가치 있는 실제 업무에서는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장시간 실행되고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는 스마트한 AI 시스템은 끊임없는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이에 맞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요구한다(이 주제는 필자의 차기 도서 Co-Existence에서도 다루고 있으니 여기서 사전 주문할 수 있다). 또한 챗봇과 달리 에이전트에는 추가적인 인프라가 따라온다. AI가 도구와 실행 환경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하네스(harness), 그리고 Claude Code나 OpenAI의 Codex처럼 에이전트를 위해 설계된 앱이 그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미 향상되고 있는 AI 모델의 성능은 좋은 하네스나 앱을 만나면 한층 더 끌어올려질 수 있다.
이제 업무의 무게중심은 챗봇과 함께 일하는 것에서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기는 것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 OpenAI와 경제학자들이 진행한 공동 연구는 이러한 변화가 OpenAI 내부에서도 얼마나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이 개발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법무, 인사 등 비기술 부서에서도 거의 비슷한 속도로 에이전트를 도입하고 있다. OpenAI는 앞으로 직장 전반에서 벌어질 변화를 예고하는 광산 속 카나리아인지도 모른다.

OpenAI에서의 업무는 점점 AI를 관리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OpenAI 직원의 4분의 1은 매주 최소 4개의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용한다. 코딩이 전문화된 하네스와 앱을 통해 AI에게 맡겨지면서, 다른 직군의 사람들도 일종의 코더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꽤 잘해낸다. Claude Code 사용자 연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Claude Code로 코딩 작업을 수행할 때의 성공률은 다른 직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직업이 아니라 전문성이었다. 특정 도메인의 경험이 많을수록 해당 도메인에서 Claude Code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더 흥미로운 점은, 프롬프트 하나로 Claude에서 얻어내는 유용한 결과물도 그만큼 풍부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전문가들이 챗봇으로 빈틈을 메우던 세계에서, 전문가들이 에이전트를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에이전트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관리자로 생각하는 것이다.
지수 곡선 위에 있다는 것은, 같은 기간 동안의 변화가 이전보다 항상 더 크다는 의미다. 조직이 2025년 겨울 이전에 AI 계획을 수립했다면, 그 계획은 꽤 높은 오류율로 몇 시간의 작업만 처리하는 시스템을 기준으로 한 것이었다. 그런데 불과 몇 달 후, 프롬프트 하나로 16시간 이상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AI가 그래프 위의 완만한 곡선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도약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능력의 꾸준한 두 배 증가가 일련의 충격으로 경험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수 곡선 안에 있을 때 그것을 감지하는 데 매우 서투르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그 안에 있다.

이러한 관점은 AI를 둘러싼 혼란을 단순한 과대광고(hype)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명쾌하게 이해시켜 준다. AI는 어느 순간 갑자기 실질적인 사이버보안 위협이 되고, 그로 인해 정부 최고위급에서 즉흥적인 정책 변화가 촉발된다. 시장은 AI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할 가능성을 외면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그 현실과 마주하며 주가가 요동친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결국 안정될 미성숙한 분야의 징표로 읽히곤 한다. 하지만 필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불안정성은 사람의 속도(혹은 더 느린 위원회의 속도)로 움직이는 기관들이, 인간의 본성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성능 곡선을 따라잡으려 할 때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지수 곡선이 지속되는 한, 그 격차는 계속 벌어질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