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작성의 비용은 우리 뇌를 위한 미들웨어였다
핵심 요약
AI 코딩 도구로 인해 개발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면서, 과거 사고 과정을 제어하던 완충재가 사라져 극심한 인지적 피로와 번아웃을 겪고 있다는 토로.
- 사고의 미들웨어 — 코드 작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의사결정 속도를 조절하는 완충재 역할을 했음.
- 의사결정 피로 — AI 도입 이후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아키텍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번아웃을 유발함.
- 요구 역량 상승 — AI가 개발자의 기본 역량 기준을 높여버려, 숙련된 개발자조차 따라가기 벅찬 상황임.
- 대처 전략 — 기술과 완전히 분리된 취미 생활을 하거나, AI의 출력을 엄격하게 검토하며 속도를 조절함.
나는 대형 통신사의 엔지니어다. AI 에이전트 코딩에 완전히 빠져서 최소 2년 동안 내 환경을 튜닝하고 조정해왔다. AI 업계 연차로 치면 나는 늙은이다.
나는 요즘 거의 매일 SWE(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그만둘까 생각한다. 지난 6개월은 지금까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나를 지치게 했다.
코드는 원래 비쌌다. 머릿속에 있는 걸 에디터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패턴이 나를 압박할 때 그걸 감지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했다. 클래스나 함수, 주석을 만드는 방식을 고민할 시간과 공간이 있었다.
노력과 시간이라는 코드 작성 비용은 스로틀링 미들웨어였다. 의사결정을 적절한 속도로 통제해줬고, 그 속도는 내가 최선의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줬다.
이제는 그 댐이 무너진 것 같다. 매일 하루 종일, 예전에는 스프린트당 한두 번밖에 없던 대규모 아키텍처 결정을 내리고 있다. 예전에는 동료들을 화이트보드 앞에 한 시간 동안 모아놓고 방향을 정한 뒤, 회사 구내식당 밥을 먹으러 가곤 했다. 오늘날에는 커피 두 잔째 마시기 전에 그런 화이트보드 수준의 결정을 10번은 내리는 기분이다.
이게 의사결정 피로인지, 아니면 내 머릿속의 LLM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코드를 배포하면서도 이토록 번아웃을 느낀 적은 없다.
해고의 파도를 살아남은 개발자들에게 AI가 요구 역량의 기준을 낮춘 게 아니라 오히려 _높였다_고 느낀다.
이건 내 고용주에 대한 비난이 전혀 아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나 프리랜싱을 할 때도 똑같이 느꼈다. 이 직업 전체가 그렇다.
ImTiredBoss.jpg
배경: 수석/엔지니어링 매니저 레벨, 13년 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