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와 MIT 연구실이 Claude 기반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게놈 전체 연구를 몇 분 만에 수행하고, 유전자 클러스터 해석도 자동화합니다.
지난 10월 Anthropic은 Claude를 더 나은 과학 협업 파트너로 만들어 주는 커넥터와 스킬 모음, Claude for Life Sciences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Claude를 과학 연구에 가장 적합한 모델로 만드는 데 많은 투자를 해 왔고, 그 결과 Opus 4.5는 그림 해석, 전산생물학, 단백질 이해 벤치마크에서 크게 향상된 성능을 보였습니다. 학계와 산업계 연구자들과 협력하며 얻은 이런 성과에는, 과학자들이 AI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해 연구를 앞당기는지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Anthropic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Anthropic은 AI for Science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과학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파급력 큰 과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연구자들에게 API 크레딧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이 연구자들은 Claude를 문헌 조사나 코딩 보조에 그치지 않고 훨씬 폭넓게 활용하는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취재한 연구실들에서 Claude는 연구의 모든 단계에 걸쳐 함께하는 협업 파트너였습니다. 어떤 실험을 할지 판단하는 일을 더 쉽고 저렴하게 만들어 주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보통 몇 달씩 걸리는 프로젝트를 몇 시간으로 줄여 주며, 사람이 놓치기 쉬운 패턴을 방대한 데이터에서 찾아냅니다. 깊은 전문 지식이 필요해 지금까지 규모를 키울 수 없었던 작업을 처리하며 병목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사례에서는 기존과 전혀 다른 연구 방식을 가능하게 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Claude는 이 과학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했고, 새로운 과학적 통찰과 발견으로 가는 길도 열어 주고 있습니다.
생물학 연구의 병목 중 하나는 도구가 파편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패키지, 프로토콜이 수백 가지에 달해, 연구자는 무엇을 쓸지 고르고 각 플랫폼을 익히는 데 상당한 시간을 씁니다. 이상적이라면 그 시간은 실험을 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새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에이전트형 AI 플랫폼 Biomni는 수백 가지 도구, 패키지, 데이터셋을 하나의 시스템에 모아 두고, Claude 기반 에이전트가 그 안을 오가며 일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연구자가 일상적인 영어로 요청하면 Biomni가 알맞은 리소스를 알아서 고릅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 프로토콜을 설계하고, 25개가 넘는 생물학 세부 분야에 걸쳐 분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정 형질이나 질병과 관련된 유전 변이를 찾는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절대 음감은 유전적 기반이 강한 형질입니다. 연구자는 기준음 없이도 음을 정확히 낼 수 있는 사람과 노래방에는 절대 초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아우르는 대규모 집단을 모은 뒤, 한쪽 집단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유전 변이를 찾기 위해 이들의 게놈을 훑습니다.
게놈을 훑는 일 자체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시간이 많이 드는 쪽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유전체 데이터는 형식이 제각각이라 꼼꼼히 정제해야 하고, 교란 요인을 통제하고 결측 데이터도 처리해야 합니다. 유의미한 "히트"를 찾은 뒤에도 그것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 밝혀야 합니다. GWAS는 게놈상의 위치만 알려 주기 때문에, 근처에 어떤 유전자가 있는지, 어떤 세포 유형에서 발현되는지, 어떤 생물학적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등을 따져 봐야 하죠. 단계마다 도구도, 파일 형식도 다르고 사람이 직접 내려야 하는 판단도 많아 지루한 작업입니다. GWAS 한 건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Biomni의 초기 시험에서는 2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렵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런 AI 분석이 정확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Biomni 팀은 여러 분야의 사례 연구로 시스템을 검증했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Biomni가 분자 클로닝 실험을 설계했는데, 블라인드 평가에서 그 프로토콜과 설계가 경력 5년 이상의 박사후연구원이 만든 것과 대등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30명이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의 데이터 파일 450여 개(연속 혈당 측정, 체온, 신체 활동 데이터)를 단 35분 만에 분석했습니다. 사람 전문가라면 3주가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입니다. 세 번째 사례에서는 인간 배아 조직에서 얻은 세포 33만 6,000여 개의 유전자 활성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과학자들이 이미 알고 있던 조절 관계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유전자를 켜고 끄는 시점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전사인자 중에서 인간 배아 발달과의 연관성이 이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후보도 찾아냈습니다.
Biomni가 완벽한 시스템은 아닙니다. 그래서 Claude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감지하는 안전장치를 두었습니다. 아직 모든 일을 별도 설정 없이 해내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은 전문가가 자신의 방법론을 스킬로 만들어 보완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즉흥적으로 대응하게 두지 않고, 전문가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희귀질환 진단을 위해 미진단 질환 네트워크(Undiagnosed Diseases Network)와 협업했을 때, 팀은 Claude의 기본 접근법이 임상의의 방식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를 인터뷰해 진단 과정을 단계별로 문서화하고 Claude에게 가르쳤습니다. 이렇게 그동안 암묵지로 남아 있던 지식을 더하자 에이전트는 좋은 성능을 냈습니다.
Biomni는 수백 가지 도구를 한곳에 모은 범용 시스템이라는 하나의 접근법을 보여 줍니다. 한편 다른 연구실들은 자신들의 연구 워크플로에서 특정 병목을 겨냥한 더 전문화된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유전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싶을 때 쓰는 방법 중 하나는 해당 세포나 생물에서 그 유전자를 제거하고 무엇이 망가지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2012년경 등장한 유전자 편집 도구 CRISPR 덕분에 이 작업을 정밀하게, 그것도 대규모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CRISPR의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실이 분석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이트헤드 연구소와 MIT 생물학과의 이언 치즈먼(Iain Cheeseman) 연구실이 바로 이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 연구실은 CRISPR로 인간 세포 수천만 개에서 유전자 수천 개를 각각 녹아웃한 다음, 세포를 하나하나 촬영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관찰합니다. 이미지 속 패턴을 보면, 비슷한 일을 하는 유전자는 제거했을 때 비슷한 모양의 손상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이런 패턴을 감지해 유전자를 자동으로 묶어 줄 수 있는데, 치즈먼 연구실은 이를 위한 파이프라인 Brieflow를 직접 만들었습니다(이름의 brie는 네, 그 치즈 맞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묶인 유전자 그룹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여전히 사람 전문가가 유전자 하나하나마다 과학 문헌을 뒤져 가며 풀어야 합니다. 유전자들이 왜 한데 묶이는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이미 알려진 생물학적 관계인지 새로운 관계인지를 말이죠. 이 작업은 느립니다. 스크리닝 한 번에 클러스터가 수백 개씩 나오지만, 대부분은 조사되지 못한 채 남습니다. 연구실에 시간과 여력이 부족하고, 세포가 하는 다양한 일을 두루 깊이 아는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치즈먼은 수년간 해석을 혼자 도맡아 했습니다. 약 5,000개 유전자의 기능을 외우고 있다고 추정하는 그조차 이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려면 수백 시간이 걸립니다. 이 과정을 앞당기기 위해 박사과정 학생 마테오 디 베르나르도(Matteo Di Bernardo)는 치즈먼의 방식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은 치즈먼이 해석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즉 어떤 데이터 소스를 참고하고 어떤 패턴을 찾으며 어떤 결과를 흥미롭다고 보는지 면밀히 파악했고, 이를 바탕으로 Claude 기반 시스템 MozzareLLM을 만들었습니다(이쯤 되면 작명 테마가 보이시죠).
MozzareLLM은 유전자 클러스터를 받아 치즈먼 같은 전문가가 할 법한 일을 합니다. 해당 유전자들이 공유할 만한 생물학적 과정을 파악하고, 충분히 연구된 유전자와 거의 연구되지 않은 유전자를 구분해 표시하며, 후속 연구를 해 볼 만한 유전자를 짚어 줍니다. 이 시스템은 연구 속도를 크게 높일 뿐 아니라, 중요한 생물학적 발견을 추가로 이끌어 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치즈먼은 Claude가 자신이 놓친 부분을 꾸준히 잡아낸다고 말합니다. "결과를 볼 때마다 '이건 못 봤는데!' 싶어요. 게다가 하나같이 우리가 이해하고 검증할 수 있는 발견이고요."
MozzareLLM이 유용한 이유는 한 가지 재주만 부리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고 과학자처럼 추론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결과마다 확신 수준을 함께 제시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치즈먼은 강조합니다. 그 결론을 후속 연구에 더 투자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디 베르나르도는 MozzareLLM을 만들면서 여러 AI 모델을 테스트했는데, Claude가 다른 모델보다 뛰어났습니다. 한 사례에서는 다른 모델들이 무작위 노이즈로 치부한 RNA 변형 경로를 정확히 짚어 내기도 했습니다.
치즈먼과 디 베르나르도는 Claude가 주석을 단 이 데이터셋을 공개할 구상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연구실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클러스터를 다른 분야 전문가들이 이어서 연구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토콘드리아 생물학자라면 치즈먼 팀이 표시만 해 두고 조사하지 못한 미토콘드리아 클러스터를 깊이 파고들 수 있습니다. 다른 연구실들이 각자의 CRISPR 실험에 MozzareLLM을 도입하면, 수년째 기능이 규명되지 않은 유전자들의 해석과 검증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치즈먼 연구실은 광학 풀링 스크리닝(optical pooled screening)을 사용합니다. 한 번의 실험으로 유전자 수천 개를 녹아웃할 수 있는 기법이죠. 이들의 병목은 해석입니다. 하지만 모든 세포 유형에 풀링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탠퍼드의 룬드버그 연구실(Lundberg Lab) 같은 일부 연구실은 규모가 작고 대상을 좁힌 스크리닝을 진행하며, 이들의 병목은 더 앞 단계, 즉 애초에 어떤 유전자를 타깃으로 삼을지 정하는 데 있습니다.
대상을 좁힌 스크리닝 한 번에도 2만 달러 이상이 들고 규모가 커질수록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에, 연구실은 보통 특정 질환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하는 유전자 수백 개만 타깃으로 삼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들이 구글 스프레드시트 앞에 둘러앉아 후보 유전자를 하나씩 추가하고, 한 문장의 근거나 논문 링크를 덧붙이는 식입니다. 문헌 조사와 전문성, 직관에 기댄 일종의 추측 게임이며, 사람의 처리 능력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습니다. 다른 과학자들이 이미 밝혀 기록해 둔 내용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우연히 기억해 낸 내용에 의존하므로 틀릴 수도 있습니다.
룬드버그 연구실은 Claude로 이 접근법을 뒤집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이 이미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어떤 추측을 할 수 있을까?"를 묻는 대신, 이 연구실의 시스템은 "분자 특성으로 볼 때 무엇을 연구해야 할까?"를 묻습니다.
팀은 단백질, RNA, DNA 등 세포 속 알려진 모든 분자와 그 관계를 담은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단백질끼리 결합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어떤 산물을 암호화하는지, 어떤 분자끼리 구조가 비슷한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에 Claude에게 목표를 주면(예: 특정 세포 구조나 과정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Claude가 이 지도를 탐색하며 생물학적 특성과 관계를 근거로 후보 유전자를 찾아냅니다.
룬드버그 연구실은 이 접근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주제를 골라야 했습니다(이미 많이 연구된 주제라면 Claude가 확립된 연구 결과를 이미 알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선택한 것이 일차 섬모(primary cilia)입니다. 세포에 안테나처럼 달린 돌기로, 아직 알려진 바가 적지만 다양한 발달 장애와 신경 장애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 단계로 전체 게놈 스크리닝을 실행해 어떤 유전자가 실제로 섬모 형성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 기준이 될 정답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테스트는 사람 전문가와 Claude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은 스프레드시트 방식으로 후보를 추리고, Claude는 분자 관계 지도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후보를 만듭니다. 가령 정답 유전자가 200개일 때 Claude가 150개를 맞히고 사람이 80개를 맞힌다면, 이 접근법이 더 낫다는 증거가 됩니다. 발견한 유전자 수가 비슷하더라도 Claude가 훨씬 빠르다면 연구 과정 전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접근법이 효과가 있다면, 팀은 이것이 대상을 좁힌 섭동 스크리닝(perturbation screening)의 표준 첫 단계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직관에 운을 걸거나 요즘 연구에서 흔해진 무차별 대입식 접근을 택하는 대신, 어떤 유전자를 타깃으로 삼을지 근거를 갖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전체 게놈 스크리닝용 인프라 없이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이 시스템들 중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과학자들이 AI를 단순 작업을 넘어서는 연구 파트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 줍니다. 연구 과정의 여러 부분을 앞당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체하기까지 하는 수준으로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실들을 취재하며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직접 만든 도구의 유용성이 AI 역량과 함께 계속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모델은 코드를 작성하거나 논문을 요약하는 데 그쳤지만, 이제 더 강력한 에이전트는 더디게나마 그 논문들이 설명하는 연구 자체를 재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도구가 발전하고 AI 모델이 계속 똑똑해지는 가운데, Anthropic은 과학적 발견이 그에 맞춰 어떻게 전개되는지 앞으로도 지켜보며 배워 나가겠습니다.
확장된 Claude for Life Sciences 기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튜토리얼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AI for Science 프로그램도 계속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신청서는 관련 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Anthropic 팀이 검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