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전문 지식, 폭넓은 배경 지식, 안목, 그리고 주체성을 십분 활용하는 방법
처음 두 가지 강점은 '아는 것'에서 비롯된다. 깊은 전문 지식이란 특정 분야나 주제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쌓이는 전문성으로,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직관이 형성된다. 경험 많은 회계사가 스프레드시트를 한눈에 보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거나, 골프 프로가 스윙을 보는 순간 골퍼의 실수를 꿰뚫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첫 번째 예고편이 책의 실제 분위기보다 훨씬 불길하다는 것을 몇 초 만에 알아챈 것도 마찬가지다. 깊은 전문 지식은 전문가의 영역이며, 들쭉날쭉한 프런티어(Jagged Frontier)의 윤곽을 제대로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적어도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는 AI가 어디서 잘하고 어디서 실패하는지 그 패턴을 전문가만이 온전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깊은 전문 지식은 변화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직접 작업하는 사람에서 그것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전환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Anthropic의 연구에 따르면 전문성은 AI로부터 얻는 결과물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는 AI에게서 더 나은 결과물을 끌어낼 뿐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

하지만 깊은 전문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폭넓은 배경 지식도 필요하다. LLM의 학습 데이터는 인류의 방대한 지적 산물에서 폭넓게 가져온 것이다. AI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과 베이즈 추론, 도요타 생산 방식, 로저리언 치료, 마르크스주의 문학 비평까지 어느 정도 익히고 있다. 하지만 AI는 당신이 먼저 물어보지 않는 한 이런 지식 체계를 자발적으로 꺼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바로 여기서 폭넓은 배경 지식이 힘을 발휘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AI가 디자인 작업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AI에게 웹페이지를 만들어달라고 하면, 제목 위에 작은 부제목을 덧붙이는 성가신 습관을 보이곤 한다. 디자인에 대한 기초 지식이 없다면 AI에게 작업에 "눈썹 달기"를 그만하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또한 필자가 Blender 애니메이션을 영상 생성기의 스토리보드로 활용하는 것이 영화 제작에서 합리적인 방식이라는 것, AI가 제멋대로 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덕분이다. 적절한 용어를 알고 있다면 수정 요청도 쉬워진다. 폭넓은 배경 지식을 쌓으려면 다양한 분야와 형식, 전통에 걸쳐 폭넓게 읽고 공부해야 한다. 이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교양교육의 귀환!), AI 시대에는 그 가치가 배가된다.

이제 앞서 보여준 영상과 프로젝트들로 돌아가보자. 어떤 작업에는 직관적으로 강하게 반응했거나, 아니면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는 더 발전시키고 싶은 주제나 아이디어를 발견했을 수도 있다. 그 반응 자체가 AI 시대의 세 번째 인간 차별점인 안목을 발휘하는 것이다. AI 이전에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어렵고 오래 걸렸다. 초안 하나를 쓰는 데 몇 시간이 걸렸고, 제품 컨셉 스무 개를 뽑으려면 팀이 일주일을 매달렸으며, 학술 논문 한 편은 수년이 걸리기도 했다. 제약은 언제나 충분히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제 만드는 건 빠르고 저렴해졌다. 희소한 자원은 자신만의 안목으로 결과물 중에서 가려내는 능력이다. 다시 예고편으로 돌아가서, 필자는 첫 번째 농담을 거절하고 두 번째를 채택했으며, 더 영화적인 버전을 요청했다. 예고편에서 내린 결정은 그것이 전부였지만, 그 결정들은 필자의 안목에서 나온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고, 완전히 개인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으며, 새롭고 참신한 것을 향한 취향을 가진 사람도 있다. 물론 생성형 AI는 대부분 슬롭(slop), 즉 서로 비슷비슷한 결과물의 홍수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슬롭은 안목으로 극복할 수 있다. AI로 훌륭한 것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결과물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리며, 어떤 것을 AI 혼자서는 결코 만들어내지 못했을 무언가의 원재료로 삼을지 아는 것이다.
마지막 인간의 강점인 주체성은 어쩌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이야기하기 가장 어려운 개념일 것이다.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고 많은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AI의 맥락에서 주체성이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무도 확실히 모르는 상황에서 가능성의 경계를 스스로 탐색하려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들쭉날쭉한 프런티어는 당신의 분야에서 아직 지도가 그려지지 않은 영역이고, 주체성이란 그 지도를 직접 그려나가는 탐험가가 되는 것이다. 누군가 AI가 이제 이것을 할 수 있다고 알려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직접 시도해서 스스로 발견하는 것의 차이가 바로 그것이다. 필자가 AI에게 게임을 플레이시키는 것처럼 온갖 기묘한 AI 실험을 계속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 네 가지 강점과 그 이상의 내용을 10월 20일 출간 예정인 『Co-Existence』에서 자세히 다룬다. co-existence.ai에서 선주문 후 알려주시면(선주문은 저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하루 이틀 안에 AI와 나누는 무료 음성 인터뷰 링크를 보내드린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좋아하며, 무엇을 시도해봤는지 묻고, 그에 맞춘 깊은 전문 지식·폭넓은 배경 지식·안목·주체성 보고서와 함께 각각에 맞는 활용 사례와 프롬프트를 제공한다.

현재 AI를 둘러싼 불안의 대부분은 미래 모델과 그것을 통제할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다. 개발 속도를 조절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두고 각국 정부와 AI 연구소들이 논쟁을 벌이는 것은 합당한 일이다. 하지만 속도를 늦춘다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것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내일 당장 모든 연구소가 새 모델 훈련을 중단하더라도, GPT-6 Astra와 Fable 5.1이 이미 경제 상당 부분의 작동 방식을 바꿀 만한 수준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모델들이 오늘 할 수 있는 것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것 사이의 역량 오버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따라서 프런티어의 속도가 어떻게 조율되든 변화는 반드시 온다. 한꺼번에 일어나지도 않고 균일하지도 않겠지만,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해서 변화의 방향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사회로서 우리는 인간의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강화하는 AI-인간 협업 모델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개인으로서도 AI를 단순히 대체의 도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AI가 절대 넘지 못할 선이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위의 사례들을 보라). 하지만 당신의 네 가지 강점은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Zork 프로젝트와 서재 프로젝트는 모두 오픈 소스다. 원하는 대로 수정해서 활용해도 된다(Zork 자체도 오픈 소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