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Seek 엔지니어가 말하는 RSI(반복적 긴장 손상)에 대한 고찰 - 나의 재능을 과거에 묻으며
DeepSeek engineer relections on RSI - burying my talent to yesterday
핵심 요약
AI가 인간의 전문 영역인 커널 최적화까지 대체하는 현실 속에서, 엔지니어가 느끼는 직업적 상실감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입니다.
- AI의 급격한 발전 — 단순 챗봇에서 추론 및 도구 사용이 가능한 에이전트로 진화함
- 엔지니어의 위기감 — AI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커널 코드를 작성하고 최적화함
- 직업적 정체성 변화 — 숙련된 기술자에서 AI를 활용하는 '메카 파일럿'으로의 전환 강요
- 사회적 우려 — AI가 가져올 경제적 불평등과 기술 격차에 대한 비판적 시각
며칠 전 DeepSeek v4.1이 나왔다. 소형 모델의 성능을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지.
AI 발전 속도가 진짜 상상을 초월한다. 몇천 토큰 정도의 컨텍스트로 단순 대화나 하던 초기 ChatGPT에서, OpenAI o1, DeepSeek R1, Kimi K1.5 Thinking처럼 진짜 '추론'을 하는 모델로 넘어오기까지 딱 2년 걸렸다. 추론 모델에서 이제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쓰고, 명령어를 실행하며 복잡한 작업까지 척척 해내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데는 1년 반밖에 안 걸렸고. 앞으로 1년, 2년, 3년 뒤 AI가 어떤 모습일지 감도 안 잡힌다. 얼마나 더 강력해질까? 스스로를 개선하고 로봇 같은 구현 지능(embodied intelligence) 분야까지 깊숙이 침투할 수 있을까?
AI가 오퍼레이터 작성하는 실력도 미친 듯이 오르는 중이다.
내가 하는 일인 오퍼레이터 설계 및 작성 분야에서도 AI는 엄청나게 빨리 성장했다. 불과 1년 만에 문서 찾고, 코드 읽고, 버그나 잡아주던 보조 수준에서, 이제는 CUDA, PTX, SASS 코드를 독자적으로 읽고 전문 도구로 명령어 하나하나의 스톨(stall) 시간을 분석해서 스스로 오퍼레이터를 최적화하는 전문가가 됐다. 조만간 오퍼레이터 스케줄을 직접 짜고, 여러 스케줄을 평가해서 구현하고 최적화하는 것까지 다 해낼 거라 본다.
물론 DeepSeek v4.1의 성공은 자랑스럽다. 메인 Attention 오퍼레이터를 내가 짰으니까 [[1]] 말이야. 좋은 성능이 나온 건 내 노력을 인정받은 거기도 하고. 하지만 시대는 계속 흐르고 기술 발전은 막을 수 없다. 반년이나 1년 뒤면 AI가 짠 오퍼레이터가 내 것만큼, 아니 나보다 더 잘 나올 거라는 걸 나도 잘 안다. AI는 1초에 300토큰을 생각하고, 0.5초 만에 명령어를 치고, 20초면 코드 한 덩어리를 끝내버린다. 난 그렇게 못 하거든. AI는 모델 깊이, 사고력, 도구 사용 능력(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빈도), 심지어 병렬 처리 능력까지 계속 업그레이드될 거다. 난 그게 안 되고.
인간은 자기 파괴적인 일에 한 번도 주저한 적이 없지. 내 오퍼레이터가 좋아질수록 우리 모델은 더 빨리 학습하고 더 빨리 돌아가며, 모델 성능은 더 빨리 좋아져서 결국 내가 더 빨리 대체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왜 이렇게 열심히 최적화하냐고? 일단 오퍼레이터 짜는 게 나한텐 게임 같아서 재밌거든.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거나 오퍼레이터 성능이 올라가는 걸 보면 기록 경신하는 스피드러너처럼 짜릿해. 벤더사 공식 오퍼레이터보다 내 게 훨씬 잘 나올 때 느끼는 그 자부심도 크고.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이거다. 내가 포기하거나 일부러 속도를 늦춘다고 해도, 다른 회사 모델들은 계속 발전해서 어차피 날 대체할 거거든. "물론 내가 대체당하고 싶진 않지. 하지만 어차피 그렇게 될 운명이라면, 나를 대체하는 게 바로 나 자신이었으면 좋겠다." 다들 이렇게 미친 듯이 자기 파괴적인 경쟁을 하는데, 나라고 이 잔혹한 군비 경쟁에서 빠질 순 없잖아.
그럼 나는 어떻게 될까?
AI가 나보다 오퍼레이터를 더 잘 짜는 날이 오면, 난 어떻게 될까?
내 판단은 이렇다. 완전히 일자리를 잃지는 않겠지만, 커리어를 바꿔야 할 거다. 직업은 유지할 수 있어도, 내가 한때 사랑했던 그 일을 다시는 못 할 수도 있겠지.
예전에 시대 변화와 내 미래에 대해 이런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니까(위에서 말한 AI 발전 속도처럼) 5년, 10년 뒤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어떤 상황이 와도 내 통찰력, 판단력, 추진력, 지능이라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다시 시대의 최전선에 설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다만, 이 판단은 내가 '실업자'가 되지 않는다는 것만 보장할 뿐, '커리어를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장하진 않는다. 사실,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커리어를 바꾸라고 나를 부추기는 쪽에 가깝지.
커리어 전환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건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고 진심으로 사랑했던 오퍼레이터 설계, 작성, 최적화 분야를 포기하고, 대신 에이전트의 '메카 파일럿'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내 관심사,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업계가 필요로 하는 것이 딱 맞아떨어졌다. 그런데 이제 AI가 내가 잘하던 걸 나보다 더 잘하게 됐고, 업계의 수요도 "고성능 오퍼레이터를 직접 짤 줄 아는 사람"에서 "AI를 써서 고성능 오퍼레이터를 더 빨리 뽑아낼 줄 아는 사람"으로 바뀌어 버렸다. 업계 요구를 맞추려면 내가 사랑하던 길을 떠나 미지의 새로운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 엔지니어링에 대한 이해도, 상위 모델의 니즈, 하위 레벨 하드웨어까지 꿰뚫고 있으니 여전히 고품질에 고효율인 오퍼레이터를 만들어낼 자신은 있다. 이 새로운 방향도 나중에 좋아하게 될지(아니면 아닐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열정을 강제로 빼앗기는 기분은 정말이지 최악이다. 책상에 앉아 오후 내내 차분하게 오퍼레이터를 짜던 그 조용한 즐거움은 올여름을 끝으로 마지막 노래가 될지도 모른다. 내 재능을 어제에 묻어두고 메카 파일럿이 되어야 한다. 손에는 더 많은 장비가 들리겠지만, 가슴 속 리듬은 점점 사라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