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에는 문제보다 프레임워크가 더 많다.
The AI industry has more frameworks than problems.
핵심 요약
단순한 자동화 작업조차 복잡한 AI 프레임워크를 찾게 만드는 업계의 과잉 엔지니어링 현상을 비판합니다.
- 과잉 엔지니어링 — 단순한 자동화 문제에 불필요한 복잡한 프레임워크를 도입함
- 프레임워크 거품 — 실질적인 비즈니스 해결보다는 개발자들끼리 서로 도구를 만드는 생태계 형성
- 단순함의 가치 — 유지보수가 쉽고 확실하게 작동하는 기본 도구의 중요성 강조
- 기술적 허영심 —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거창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 경계
지난달에 한 클라이언트가 몇 년 만에 가장 간단한 빌드 작업을 하나 부탁했어. 매일 아침 미납된 청구서 확인해서 돈 안 낸 놈들한테 정중하게 왓츠앱으로 독촉 메시지 보내는 거. 딱 그게 전부였지. 뭐라도 쓰기 전에 요즘 개발자들이 다 그렇듯 나도 현재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찾아봤는데, 4시간 지나니까 에이전트 프레임워크,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 메모리 모듈, 평가 파이프라인 비교하느라 탭을 11개나 띄워놨더라고. 정작 독촉 메시지는 하나도 안 나갔고 코드 한 줄도 안 짠 상태였지.
참고로 난 8년 동안 제품을 만들어왔고, 요즘은 주로 소규모 비즈니스(유통업체, 병원, 몇몇 트레이딩 업체 등)를 위한 자동화 툴을 만들어. 그러니까 나는 이 툴을 만드는 사람들과 이걸 써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 껴 있는 셈인데, 요즘 보면 양쪽이 말하는 업무 자체가 아예 딴판이야.
처음엔 나만 뒤처진 건가 싶어서 익숙한 공포감이 밀려오더라고. 다들 에이전트 그래프니 뭐니 거창한 걸 짜고 있는데 나만 너무 단순한 걸 하려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근데 가만히 생각하다가 그냥 탭 11개 다 닫아버리고 크론 잡 하나, API 호출 하나, 그리고 대충 150줄짜리 평범한 코드로 끝내버렸어. 그 뒤로 매일 아침 잘 돌아가고 있고 클라이언트는 나를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하루도 안 걸린 작업이었지.
그때부터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어. 도대체 이 프레임워크들은 다 누굴 위한 거냐는 거야. 이런 복잡한 게 꼭 필요한 비즈니스가 어디 있는지 찾아봤는데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 대신 뭐가 보이냐고? 이걸로 커리어 쌓는 놈들, 컨퍼런스 발표, 강의, 그리고 이거 안 쓰면 뒤처진다고 불안해하는 수많은 개발자들뿐이야. 프레임워크 자체가 상품이 되고, 그 소비자는 또 다른 프레임워크 만드는 놈들인 그런 경제 생태계지. 정작 매일 아침 청구서 독촉이나 하고 싶은 타일 가게 사장님은 이 판에서 아예 언급조차 안 돼.
솔직히 이해는 해. 나도 똑같은 짓을 했었으니까. 2023년에 내가 만든 챗 어시스턴트를 굳이 3주나 날려 먹으면서 아무도 건드리지도 않을 설정 파일들 잔뜩 넣은 "재사용 가능한 시스템"으로 포장했거든. 아직도 내 깃허브 어딘가에 처박혀 있는데, 아무도 그걸 원한 적 없었어. 근데 그렇게 하니까 내가 사소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 아마 이게 이 바닥의 진짜 원동력일 거야. 사소한 문제는 폼이 안 나니까, 옆에 세워둘 더 큰 문제를 억지로 만들어내는 거지.
그래서 이제 내 기준은 아주 간단해. 이 툴이 특정 사람의 화요일 업무에서 뭘 덜어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 만약 못 한다면 그건 제품이 아니라 다른 개발자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오디션'일 뿐이야. 이 업계엔 이미 오디션이 차고 넘쳐. 올해 나온 프레임워크 대부분을 다 갖다 버려도 좋으니까, 아무도 안 보는데도 매일 아침 묵묵히 돌아가는 지루하고 작은 빌드 1만 개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