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의 기묘한 문제: 도구를 만드는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정작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The AI industry has a weird problem: the people building the tools are more excited than the people using them.
핵심 요약
개발자는 AI의 기술적 능력에 열광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그저 귀찮은 일을 해결해 주는 실용적인 기능에만 관심이 있다는 통찰.
- 기술과 실용의 괴리 — 개발자는 기술적 구현에 흥분하지만 사용자는 업무 효율성에만 집중함
- 사용자 경험의 본질 — 사용자는 AI의 화려한 시연보다 일상의 사소한 불편함이 해소될 때 가치를 느낌
- 침묵하는 만족 — 사용자가 제품에 만족하면 조용해지며, 시끄러운 반응은 대개 다른 개발자들에게서 나옴
- 현실적인 비즈니스 — 고객은 AI라는 기술 자체보다 비용 절감과 업무 자동화라는 결과물에만 관심이 있음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창업자 모임에 갔는데, 어떤 놈이 회사 조사부터 아웃리치 이메일 작성, 후속 조치 일정 잡기까지 알아서 다 해주는 에이전트를 시연하더라고. 방 안 분위기는 마치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이라도 터진 것처럼 난리가 났음. 다들 폰 꺼내서 촬영하고, 옆에 앉은 놈은 이게 모든 걸 바꿀 거라며 속삭이길래 나도 고개 끄덕여줬지. 사실 평소의 나도 그런 놈들 중 하나니까.
일단 배경 설명 좀 하자면... 난 8년 동안 제품을 만들어왔고, 요즘은 주로 소상공인을 위한 자동화 툴을 개발함. 그래서 일주일의 절반은 이 기술을 만드는 놈들 틈에서, 나머지 절반은 그 기술을 써야 할 사람들 틈에서 보내거든. 근데 이 두 집단 사이의 온도 차이가 이 바닥에서 제일 기괴한 부분임.
3일 뒤에 하루에 주문 40~50건 정도 처리하는 무역업 하는 클라이언트를 만났거든. 캘리포니아 모임에서 다들 환장했던 거랑 거의 똑같은 기능을 보여줬음. 그 양반은 시연 내내 예의 바르게 지켜보더니, 직원들이 새로 배워야 할 게 있는지, 실수하면 어떻게 되는지 묻더라고. 그러고는 회계사가 맨날 까먹는 결제 알림 좀 대신 보내줄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게 매달 자기 돈을 직접적으로 갉아먹고 있었거든. 내가 신나서 떠든 기능은 귓등으로도 안 듣더니, 정작 제일 지루한 기능 하나에 눈을 반짝이면서 의자를 당겨 앉더라니까.
솔직히 처음엔 개발자라면 누구나 갖는 그 오만한 생각이 들었음. '이 양반이 아직 뭘 모르네... 1년만 기다려봐라.'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 생각뿐이었는데, 집에 도착하니까 기분이 영 찝찝하더라고. 2023년 초에도 내가 완전히 꽂혀서 만든 챗 어시스턴트가 있었거든. 6~7군데 클라이언트 돌면서 박수받을 줄 알았는데, 그때도 똑같이 예의 바르게 고개만 끄덕이길래 '아, 클라이언트들이 문제구나' 하고 결론 내렸던 기억이 났거든.
2년이 지났는데 똑같은 영화를 찍고 있고, 그 안에서 변하지 않는 등장인물은 나 하나뿐이네. 내가 깨닫는 데 꽤 오래 걸린 건데, 개발자들은 '기능'에 흥분함. 그게 뭘 '할 수 있는지'에 꽂히는 거지. 왜냐면 그 밑에 깔린 보이지 않는 노고를 우리가 다 느끼니까. 근데 사용자는 그냥 화요일이 조금 덜 짜증 났는지 아닌지만 느낌. 세상 어떤 시연도 그 느낌을 전달할 순 없음. 3주 동안 그 물건이랑 같이 살아봐야 아는 거거든. 사용자가 진짜 만족하면 그냥 조용해짐. 세탁기 보고 박수 치는 놈 없잖아? 근데 세탁기 고장 나면 바로 티가 나지. 만약 네 사용자들이 너랑 똑같은 텐션으로 제품 홍보 글을 올린다면, 그놈들 대부분은 아마 다른 개발자들일걸.
요즘 난 시연할 때 하품하는지 안 하는지부터 봄. '와!' 하는 반응은 그냥 거름. 그건 그냥 방 안에 또 다른 기술 덕후가 있다는 뜻일 뿐이니까. 근데 하품하다가 "그래서 이게 매일 알아서 돌아간다고?"라고 묻는 순간, 그건 곧 돈이 들어온다는 신호임. 형, 진짜 말하는데 그 사람은 다들 시연 영상 찍느라 다음 신제품으로 넘어갈 때도 끝까지 그 제품 쓰고 있을 사람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