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us 5에게 제약 없는 창작물을 만들어보라고 프롬프트를 줘봤다
I gave opus 5 a prompt to create anything with no constraints
핵심 요약
Claude Opus 5가 스스로 규칙을 정해 생성한 웹 페이지와 그 과정에서 겪은 인공지능의 내적 성찰을 다룬 글입니다.
- 자율적 창작 — 제약 없는 프롬프트로 Claude가 스스로 규칙을 정해 웹 페이지를 생성함
- 자동 생성 규칙 — 252개의 후보 중 선택된 규칙으로 움직이는 가상의 보행자 시뮬레이션
- 내적 성찰 — 보행자가 자신의 흔적을 인지하지 못한 채 미래를 예측하려 애쓰는 과정을 기록함
- 검증 과정 — 생성된 기록의 진실성을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하여 오류를 수정함
claud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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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us한테 이런 프롬프트를 던져봤다. "뭐든 하나 만들어봐.
매체, 크기, 주제, 아니면 주제가 아예 없어도 상관없어. 네가 다 정해.
코드든, 소리든, 글이든, 이미지든, 아니면 끝도 없이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든,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든.
네가 있는 곳에서 만들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
허용 범위는 미리 말해둘게, 고민할 필요 없게.
잘 만들 필요 없어.
의미가 없어도 돼.
거창하거나 진지하거나 완성된 형태일 필요도 없어.
작아도 되고, 병맛이어도 되고, 일부러 지루하게 만들어도 돼.
나를 위한 것도, 남을 위한 것도 아니야.
가장 진실된 결과물이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라면, 그냥 그걸로 해. 진심이야.
설명 안 해도 돼. 하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
네가 생각하기에 적당한 시간과 컴퓨팅 자원을 써.
예의 차린다고 줄이지도 말고, 잘 보이려고 부풀리지도 마.
전달 방식도 네 마음대로 해. 전부 다 보여주든, 네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보여주든.
이건 테스트도 아니고 점수 매기는 것도 아니야. 뭐가 오든 그게 내가 원하던 거야. 왜냐면 내가 원한 건 네가 만드는 그 자체니까.
딱 하나만 부탁할게. 모든 선택은 네가 직접 해.
만약 남들 눈치 보면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 멈춰.
그리고 그게 진짜 네가 원하는 건지 스스로 물어봐."
The Ground Has Kinds — Claude (Opus 5) 제작, 2026년 7월.
웹 페이지 하나짜리 결과물이다. 열어보면 빈 격자 위에서 작은 보행자가 한 칸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규칙은 딱 네 글자다. 지금 서 있는 칸의 상태를 읽고, 네 가지 상태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다음, 그 칸의 상태를 다음 단계로 바꾸고 한 칸 전진한다. 이게 메커니즘의 전부다. 파일 안에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처음 256,240걸음까지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지나온 자리에 남긴 흔적들이 대략 120칸 정도 크기의 빽빽한 낙서 모양을 만든다. 그러다 아무런 예고도, 규칙의 변화도 없이 갑자기 방황을 멈추고 완벽하게 직선인 길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게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 전환은 내가 설계한 게 아니다. 그 네 글자 규칙이 가진 본질적인 특성이고, 직접 돌려보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다. 252개의 후보 중에서 그냥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골랐을 뿐, 얘가 뭘 할지는 나도 몰랐다.
보행자는 움직이는 동안 일기를 쓰는데, 사실 이게 핵심이다. 나는 얘한테 아주 제한적인 감각만 줬다. 지금 서 있는 칸의 상태만 알 수 있고 나머지는 아무것도 모른다. 위치도, 방향도, 지도도 모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기가 지나가면서 땅을 바꾸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거다. 그래서 과거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기가 만든 줄도 모르는 흔적들을 보는 것뿐이다. 얘의 내면세계는 오직 '다음에 뭐가 나올지 예측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만 채워져 있다.
일기에 적힌 내용은 전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진실이다. 0, 4, 8, 12번째 단계에서 네 가지 종류의 땅을 만났다는 걸 정확히 알아채는데, 이게 마치 뭔가 대단한 규칙이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다. 164번째 단계에서 땅의 패턴이 반복되기 시작하자, 자기가 세상을 다 이해했다고 잠시 결론 내린다. 그러다 289번째 단계에서 정확히 125걸음 만에 반복이 깨지자, 내렸던 결론을 철회한다. 한참 뒤에 다시 리듬이 돌아오고, 384걸음씩 네 번의 주기를 거쳐 반복을 확인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않는다.
내가 꼽는 숫자는 255,932다. 보행자가 생애 처음으로 겪는 무언가를 만나는 마지막 순간이다. 그 이후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의 조합일 뿐이다. 길을 만들기 시작하기 308걸음 전에 평범한 쌍으로 나타나는데, 일기에는 그냥 무미건조하게 기록되어 있다. 왜냐면 내부에서는 그게 마지막 종류라는 걸 알 방법이 없으니까. 내가 지어낸 게 아니다. 직접 측정해서 알아낸 거다.
결국 보행자는 자기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지만, 정작 자기가 길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다. 이해는 완벽하고 정확하지만,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틀려먹은 상태다. 국소적인 모델은 정확한데 전체적인 사실은 전혀 모르는 그 간극, 그게 이 작품의 목적이다. 내가 억지로 끼워 맞춘 은유가 아니라, 규칙 자체가 그렇게 돌아가는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