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최고의 자동화 때문에 직원이 일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My best automation made an employee look like she wasn't doing her job.
핵심 요약
자동화로 업무 효율을 높였더니, 오히려 해당 직원의 성과가 가려져 불이익을 받게 된 사례를 통해 업무 가시성의 중요성을 고찰함.
- 자동화의 역설 — 업무 효율을 극대화했으나 직원의 가시성이 사라져 성과 평가에 악영향을 줌
- 관리의 부재 — 직원의 남는 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성과를 의심한 무능한 경영진의 문제
- 업무 가시성 확보 — 자동화 설계 시 누가 공로를 인정받을지 고려하는 것이 기술적 필수 요소가 됨
- AI 자동화의 현실 — 비용 절감과 효율성 추구가 필연적으로 인력 감축이나 직무 변화로 이어짐
진짜 이거는 아직도 생각하면 좀 빡쳐서 말 안 할 수가 없다. 작년 가을쯤 일인데, 직원 한 15명 정도 되는 물류 회사였거든. 거기서 주문 예외 처리 자동화 좀 해달라고 나를 불렀지. 뭐 나한테는 이제 껌 같은 작업이니까.
거기에 운영 코디네이터가 한 명 있었는데, 그냥 사라라고 부를게. 사라가 매일 아침마다 Shippo에서 배송 꼬인 거 정리하고, Airtable에 태그 달고, Slack으로 사람들 쪼느라 3시간씩을 쓰는 거야. 매일 아침마다. 근데 얘가 진짜 일을 잘해. 손도 엄청 빠르고. 회사 사람들이 다 사라 이름을 알 정도였어. 점심 먹기 전까지 Slack에서 난리 치면서 회사 돌아가게 만드는 게 걔였거든.
그래서 내가 n8n으로 2주 만에 싹 다 자동화해버렸지. Shippo에서 예외 건들 긁어와서 12개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Airtable에 태그 박고, Slack 알림까지 자동으로 쏘게 만들었어. 기가 막히지. 3시간 걸리던 걸 20분 만에 그냥 확인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줄여버렸거든. 사라도 좋아했고, 나도 뿌듯했고, 다들 행복했지.
근데 한 달쯤 지나니까 매니저가 사라를 회의실로 부르더라고. 분위기가 영 안 좋았어. "너 하루 종일 도대체 뭐 하냐?" 이런 식의 회의였던 거지. 나중에 들은 건데, CEO가 전사 회의 때 사라를 콕 집어서 "우리 회사 돌아가게 만드는 일등 공신"이라고 칭찬한 적이 있었거든. 그게 걔의 회사 내 입지였던 거야. 근데 내가 그걸 생각도 없이 자동화로 날려버린 거지.
사라가 잘린 건 아닌데, 갑자기 있지도 않던 성과 평가 같은 걸 받게 됐어. 매니저 눈에는 사라가 하는 일이 이제 안 보이니까. 그냥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다 처리되고 있었거든.
진짜 열받는 건 뭔지 알아? 내가 창업자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그냥 어깨 한번 으쓱하고 말더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방법을 찾아야지" 이러면서. 야, 사람 뽑을 때 그런 조건 건 적 없잖아. 나한테도 말 안 했고. 차라리 승인 절차를 남겨두거나, 사라 이름으로 나가는 일일 요약 보고서라도 만들게 할 걸 그랬어. 뭐라도 해서 걔가 하는 일이 눈에 띄게 했어야 했는데.
그래서 요즘은 프로젝트 시작할 때 안 하던 이상한 질문을 꼭 해. "내가 자동화하려는 이 업무의 공은 누가 가져가냐?" "이게 잘 돌아가서 누가 이득을 보냐?" 이런 거. 되게 멍청한 질문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이제는 API 키나 자격 증명처럼 기술적인 의존성이라고 생각하고 다뤄. 이런 관계를 제대로 파악 안 하면, 자동화는 완벽하게 돌아가는데 정작 사람 커리어는 내 깔끔한 자동화 때문에 박살 날 수도 있으니까.
모르겠다. 아직도 가끔 사라 생각이 나. 지금도 그 회사 다니고 있는지조차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