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덕분에 내가 사실은 사고하는 법을 잊었다는 걸 깨달았다. 화요일이 정말 끔찍했지.
AI made me realize i don't actually know how to think. that was not a fun tuesday.
핵심 요약
AI에게 사고 과정을 의존하면서 정작 내 지식은 쌓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되찾으려는 성찰.
- 사고의 외주화 — AI의 설명을 이해하는 것과 스스로 지식을 체득하는 것은 다름을 인지함
- 학습의 본질 — 고통스러운 사고 과정이 곧 학습인데, AI로 이를 최적화하면서 학습 능력이 퇴화함
- 지식의 격차 — 단순히 정보에 접근하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 사이의 간극이 커짐
- 새로운 습관 — AI에게 묻기 전 스스로 설명해보고, 세션 후 기억나는 것만 기록하며 학습을 내재화함
Claude 써서 문제 하나 풀고 있었음.
꽤 복잡한 문제였음. 여러 변수를 동시에 머릿속에 굴리면서 서로 어떻게 얽혀 있는지 파악해야 하는 그런 거. 예전 같았으면 머리 싸매고 끙끙대다가 어느 순간 '아!' 하고 깨달음이 올 때까지 붙잡고 있었을 그런 문제.
근데 이번엔 내가 안 했음.
그냥 문제 상황 설명하고 Claude가 푸는 걸 구경만 했지. 고개 끄덕이면서 "오, 논리적인데?" 하고 동의하고. 설명이 워낙 깔끔하니까 내가 다 이해했다고 착각한 거임.
그러다 누가 나한테 그 문제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 좀 해달라더라.
말 한마디 못 했음.
까먹어서가 아님. 애초에 내가 생각을 안 했으니까. 남이 하는 거 구경만 해놓고, 이해한 걸 내 지식으로 착각한 거지.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거임.
그 뒤로 이게 어디서나 보이기 시작함.
진짜 이해해야 할 복잡한 주제가 있으면, 예전엔 붙잡고 늘어졌음. 고생도 하고, 머릿속으로 모델도 천천히 그려보고, 틀리면 다시 수정하고. 그렇게 고생해서 얻은 지식은 머리에 딱 박혔거든.
근데 지금은? 그냥 Claude한테 설명해달라고 함. 설명은 깔끔하지. 다 이해한 것 같지. 탭 닫지. 3일 뒤? 다 까먹음. 내 게 아니었으니까.
그 '고생'이 곧 '학습'이었던 거임. 난 그 고생을 최적화라는 이름으로 다 쳐내버렸고, 결국 학습까지 날려 먹은 거지.
요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질문 하나가 있음.
지난 2년 동안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에서, 진짜 내 지식은 얼마나 되고, 그냥 접근 권한만 가지고 있는 건 얼마나 될까?
이 둘은 엄연히 다름.
진짜 안다는 건, 도구가 없을 때도 써먹을 수 있다는 뜻임.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도, 대화 중에도, 누가 갑자기 밑바닥부터 설명해보라고 해도 할 수 있는 거.
접근 권한이 있다는 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는 뜻이고.
난 내가 '아는 것'보다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음.
2년 전엔 이런 격차가 없었음. 지금은 엄청나게 벌어졌지. 내가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확신했던 문제에 대해 누가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답을 못 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음.
그래서 바꾼 거:
Claude한테 뭘 물어보기 전에, 일단 나 스스로 설명해보려고 함.
개판으로, 불완전하게, 틀린 부분도 있게.
그다음에 물어봄.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몰랐던 것 사이의 그 틈새가 진짜 학습이 일어나는 지점임. 설명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내 것이었던 맥락이 있으니까.
그냥 빈 머릿속에 설명만 쑤셔 넣는 거랑은 차원이 다름.
또 바꾼 거:
중요한 작업 끝나면 무조건 탭 닫고, 내가 진짜로 아는 게 뭔지 적어봄. 대화 내용 말고, 내 기억만으로 재현할 수 있는 것들.
그 두 개 사이의 간극이 바로 내가 배우지 못한 부분임.
보통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더라.
도구가 문제가 아님.
불편한 과정을 자꾸 외주 주려는 그 습관이 문제지.
불편함은 비효율이 아님. 때로는 그게 학습의 메커니즘 그 자체임.
그걸 최적화해서 없애버린다고 더 빨라지는 게 아님.
그냥 도구 없이는 생각조차 못 하는 바보가 되는 거지. 도구 뺏기기 전까진 아무도 모르는 채로.
너 지난 한 달 동안 제일 잘한 작업, 탭 하나도 안 열고 스스로 생각해서 다시 해낼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