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 생물학 연구실의 또 다른 성과를 소개합니다. 원핵세포에서 발견된 볼트 입자(vault particle)의 3D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Anthropic 생물학 연구실의 또 다른 성과를 소개합니다. Anthropic 생물학 연구실은 원핵세포에서 발견된 볼트 입자(vault particle)의 3D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습니다. 볼트는 생명의 계통수 전반에 걸쳐 세포 속에서 발견되는 거대한 속 빈 통 모양의 단백질로, 아직 그 기능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래에서는 서열 문헌 검색, 입자 분리법 최적화, 볼트 구조 규명까지 연구의 각 단계에서 Claude가 어떻게 도움을 주었는지 설명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bioRxiv에 제출한 프리프린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공개되는 대로 링크를 업데이트하겠습니다.
생물학적 세포가 처음 관찰된 것은 1665년이지만, 3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세포가 작동하는 원리의 상당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일부 핵심 구성 요소의 존재 자체가 논란거리였으니 그 기능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가장 폭넓게 연구된 세포 중 하나인 대장균(E. coli)조차 약 4,400개 유전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여전히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수수께끼 중 하나가 바로 볼트 입자입니다.
볼트 입자는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 들어 있는, 속이 빈 거대한 단백질 껍질입니다. 1986년 레너드 롬(Leonard Rome)과 낸시 케더샤(Nancy Kedersha)가 발견했지만 기능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질량이 리보솜의 약 세 배에 달해, 진핵생물(포유류처럼 복잡한 세포를 가진 생물. 세균처럼 단순하고 대개 단세포인 '원핵생물'과 대비됩니다)에서 알려진 가장 큰 분자 복합체 중 하나입니다. 볼트라는 이름은 모양에서 나왔습니다. 롬 박사와 케더샤 박사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니, 골이 진 껍질이 대성당의 아치형 천장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포유류의 경우 이 껍질은 주요 볼트 단백질(major vault protein) 78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똑같은 두 반쪽이 가운데에서 맞붙은 형태입니다.
볼트는 점균류부터 사람까지 진핵생물 계통수 대부분에서 발견되므로 분명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핵과 세포질 사이의 분자 운반, 항암제 같은 독성 물질로부터 세포 보호, 선천 면역 지원 등 다양한 기능이 제안되었지만,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볼트가 없는 쥐도 살아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는 볼트가 특정 환경 조건에서만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중요한 기능이 없다면 진화는 왜 이렇게 큰 구조물을 남겨 두었을까요?
생물학 연구팀은 이 오래된 난제에서 Claude가 진전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확인하고자 볼트를 연구해 왔습니다. 아직 생물학적 기능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원핵생물과 이들을 감염시키는 박테리오파지를 포함해 생명의 계통수 전반에 걸쳐 훨씬 더 많은 볼트 단백질이 완전한 볼트 모양 입자로 조립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단백질은 원핵생물과 파지의 유전체에서 이미 발견된 바 있지만, 우리가 아는 한 이들이 볼트로 조립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는 없었습니다.
원핵세포의 볼트는 연구자에게 더 단순한 연구 시스템이 됩니다. 세균은 포유류 세포보다 빨리 자라므로, 볼트가 어디서 유래했는지, 기본 구조는 어떤지,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혹시 있다면)를 탐구하기가 한결 쉽습니다. 사람 단백질과 닮은 세균 단백질을 연구해 큰 성과를 거둔 전례도 있습니다. cGAS–STING 신호 전달, 가스더민, 바이페린의 세균 버전은 인간 면역 방어 체계의 미생물 기원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이들은 사람에서의 기능이 이미 알려진 경우였습니다. 볼트는 그렇지 않기에, 원핵생물의 친척 단백질이 기능을 밝히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박테리오파지 볼트의 분자 구조를 규명한 과정을 소개합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입니다. 모든 바이러스가 그렇듯 숙주 세포를 가로채 자신의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이 볼트는 원핵세포인 세균 안에서 만들어지게 됩니다. 사람 볼트가 단백질 78개로 구성되는 반면, 이 볼트는 단일 단백질 96개로 이루어집니다. 단백질의 일부를 중복시켜 볼트를 더 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 결과는 이런 복합체가 어떻게 조립되는지 보여줄 뿐 아니라, 예컨대 효소 전달용 나노캡슐처럼 생명공학에 응용할 수 있는 방향도 제시합니다.

이번 연구는 연구팀의 더 큰 목표, 곧 연구 과정 곳곳에 Claude를 접목해 기초 생물학 연구를 가속하겠다는 목표도 보여줍니다. 연구팀의 지시에 따라 Claude는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고, DNA 구조체를 설계하고, 분리 방법을 최적화하고, 현미경 데이터를 처리했습니다. 그 결과 통상 사흘이 걸리는 볼트 정제를 약 90분 만에 끝냈고, 34시간 뒤에는 첫 구조 모델이 나왔습니다. 평소라면 몇 주는 걸렸을 일입니다.
이런 진전에도 불구하고 이 수수께끼 같은 구조에는 아직 밝혀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번 연구의 자문을 맡은 롬 박사에게 구조를 공유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볼트의 기능을 알아내는 일은 여전히 대단히 어렵습니다. Anthropic이 이렇게 좋은 데이터를 많이 확보해서 기쁩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이 문제에 뛰어들 겁니다. … Anthropic의 발견이 이렇게 폭넓다는 것은 복잡한 기능이 숨어 있고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연구팀은 Claude가 과학적 발견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과학계에 계속 보여주기 위해 이 결과를 일찍 공개합니다. 결과와 방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프리프린트에서 읽을 수 있으며, 구조와 추가 데이터도 곧 공개할 예정입니다.
볼트 구조는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으로 규명했습니다. 이 기법은 입자 여러 개를 급속 냉동한 뒤 전자빔으로 촬영하고, 이를 하나의 3D 모델로 합칩니다. 이 볼트는 L05라 부르는 단일 파지 단백질 96개(반쪽당 48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체 질량은 약 9.5 메가달톤입니다. 포유류 볼트는 반쪽당 39개입니다. 파지 유래 볼트는 길이도 더 짧고 폭은 더 넓어, 포유류가 길이 67nm, 폭 40nm인 데 비해 길이 약 54nm, 폭 약 45nm입니다. 길이는 짧아도 더 둥근 모양이라 내부 부피는 약 25% 더 큽니다. 벽을 이루는 단백질 사슬은 포유류 볼트의 아홉 개와 달리 일곱 개의 반복 단위가 끝과 끝으로 이어져 있고, 양 끝 캡도 더 평평합니다. 지금까지 원핵생물에서 확인된 단백질 껍질 중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이 구조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캡이 닫히는 방식입니다. 48개가 둘러싼 벽은 극을 향해 좁아져야 하는데, 계단식 돔처럼 세 단계에 걸쳐 좁아집니다. 이웃한 세 개씩 묶어 보면 하나는 첫 번째 단에서, 하나는 두 번째 단에서 끝나고, 나머지 하나는 꼭대기까지 이어집니다. 세 개는 벽에서는 동일하지만 캡에서는 서로 다른 형태(conformation)를 취합니다.
이 볼트는 실험실에서 만들어 빠르게 분리할 수 있으므로, 이 단백질들이 어떻게 조립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조를 변형하는 실험도 했습니다. Claude와 함께 단백질 변이체 15종을 만들었는데, 대부분 이웃한 단백질이 맞닿는 지점을 바꾼 것입니다. 캡 근처의 단일 변이만으로도 껍질이 닫히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밀폐된 볼트 대신 열린 장미꽃 모양 입자가 관찰되었고, 이는 이 부위가 껍질을 밀봉하는 데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볼트를 더 크게 만드는 시도도 했습니다. 벽은 보통 일곱 개의 반복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두 개를 복제해 사람 볼트와 같은 아홉 개로 만들었더니 더 큰 볼트 입자로 조립되었고, 내부 부피는 약 20% 늘었습니다. 이 실험은 볼트가 조립 방식을 해치지 않으면서 자기 벽의 일부를 중복시키는 식으로 진화 과정에서 크기를 바꿨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볼트가 40년 동안 풀리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제빵 효모, 초파리, 선충처럼 생물학자들이 유전자 실험에 가장 많이 쓰는 생물에 볼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볼트를 가진 쥐에서도 볼트 파트너 단백질이나 볼트 RNA를 제거한 개체가 정상적으로 자라 후속 연구의 단서가 될 만한 뚜렷한 결함이 없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생물정보학자들이 원핵생물에서 볼트 단백질의 먼 친척을 찾아냈지만, 이 단백질들이 볼트를 형성하는지는 불분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의문에 답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몇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유전자 서열을 조사해 생명의 계통수 어디에 볼트 단백질이 있는지 찾고, 가장 유망한 후보를 생산·분리해 실제로 볼트 모양 입자로 조립되는지 확인하고, 입자 하나의 구조를 규명해 사슬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먼저 Claude Science로 예측 단백질 약 150억 개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에서 볼트 단백질의 친척을 검색했습니다. 이들은 드물지만 널리 분포했습니다. 세균 29개 주요 분류군(문)과 고세균(원핵생물의 또 다른 주요 집단) 4개 문에서 발견되었으나, 유전체가 해독된 종 가운데서는 1% 미만이었습니다. 이 중 44개 단백질을 골라 무세포 시스템에서 각각 시험해, 어떤 유전자가 온전한 길이의 단백질을 얼마나 만드는지 확인했습니다. 단백질은 연구팀이 선택했고, Claude는 각 단백질 서열을 숙주 세포에 맞춘 DNA로 바꾸고 유전자를 켜는 조절 서열을 덧붙여 주문용 설계를 마련했습니다. 성적이 가장 좋은 것들을 살아 있는 E. coli 세균에 옮겼더니, 24개 중 15개가 용해성 단백질을 만들었습니다.
다음 과제는 입자 분리였습니다. 진핵생물 볼트용으로 개발된 기존 방법은 점점 진해지는 설탕 용액이 든 튜브에 시료를 넣고 원심분리하는 방식이며 약 사흘이 걸립니다. 속도를 높이려고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를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이 방법에서는 시료가 다공성 비드로 채워진 컬럼을 통과합니다. 분획이라 불리는 이 과정에서 작은 분자는 구멍에 걸리고, 너무 커서 구멍에 들어가지 못하는 볼트는 공극 부피(void volume)라는 구간에서 가장 먼저 나옵니다.
Claude는 처음에 크로마토그래피 방식에 반대했습니다. 잘못 접힌 단백질 덩어리도 같은 공극 부피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연구팀은 밀어붙였고, Claude는 특정 컬럼을 추천하고 볼트 단백질을 추적해 입자가 형성되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제안해 이 방식이 통하도록 도왔습니다. 이어 Claude는 파쇄한 세포의 내용물을 사전 정제 없이 곧바로 컬럼에 넣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런 컬럼은 비싸고, 파쇄한 E. coli 세포의 원액은 컬럼을 막거나 오염시킬 수 있어서 처음에는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마음이 있었고, 결과는 성공이었습니다.
크기 분리 컬럼으로 볼트를 분리한 것은 우리가 처음이 아니지만, 최적화한 방법을 쓰면 세포에서 현미경 그리드까지 며칠이 아니라 약 90분이면 됩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니 15개 단백질 중 7개가 볼트 모양 입자로 조립되어 있었습니다.
cryo-EM으로 이 가운데 4개(파지 유래 2개, 세균 유래 2개)가 볼트 모양임을 확인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상세 구조 분석에는 파지 단백질 L05를 골랐는데, 완전히 닫힌 입자를 가장 잘 형성하는 축에 속했기 때문입니다. 생체 분자의 구조를 밝히는 일은 전문 소프트웨어로 수작업을 하며 몇 주, 길게는 몇 달이 걸리곤 합니다. 연구팀은 전 과정에서 Claude를 지휘했습니다. 내부 컴퓨팅 자원을 쓸 수 있는 사내 멀티 에이전트 하니스에서 Claude가 오픈소스 처리 소프트웨어(RELION)를 설정하고 각 단계를 실행했으며, 연구팀은 분석상의 판단을 조언했습니다. 첫 전체 모델은 34시간 만에 나왔고, 최종 맵은 처리를 시작한 지 약 일주일 뒤에 완성되었습니다.

Claude는 아직 설명하지 못한 구조적 특징도 짚어냈습니다. 96개 단백질 각각의 중간쯤에 있는 주머니에 작은 분자가 들어 있는데, 맵에서는 뚜렷이 보이지만 정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Claude는 이 분자의 모양이 코엔자임 A와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코엔자임 A는 세포가 화학 작용기를 옮기는 데 쓰는 흔한 보조 분자입니다. 코엔자임 A이거나 그와 비슷한 물질이라면, 볼트의 기능을 짐작할 초기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에게 이번 일은 과학을 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단백질 복합체를 다뤄 본 사람이 없었고 구조생물학 경험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Claude가 부족한 지식을 메워 주고, 직접 하면 훨씬 오래 걸렸을 분석을 빠르게 해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넉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수십 개의 볼트 후보를 선별하고, 현미경용 시료를 준비하고, 원핵생물에서 발견된 최초의 볼트 구조를 풀어냈습니다. 이 작업의 대부분은 기존 Claude 제품을 쓸 수 있는 일반적인 연구실에서도 해낼 수 있습니다. 시간을 아끼려고 수백 개의 GPU를 병렬로 쓴 cryo-EM 분석만은 학술 기관이 갖추기 어려운 수준의 컴퓨팅 자원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작업하면서 Claude가 개선해야 할 부분도 드러났습니다. Claude가 작성한 프로토콜에는 세포에 DNA를 넣는 것을 방해하는 첨가물이 든 배양액이 지정되어 있었고, 이 때문에 프로젝트가 2주 늦어졌습니다. cryo-EM 처리 초기에는 표준 단계 하나를 건너뛰는 바람에 거울상과 뒤섞인 결함 있는 맵을 만들었고, 연구팀은 임의로 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안 되는 게 아니라면 평범한 방식으로 합시다").
연구팀은 여기서 배운 점을 Claude 개발에 반영했습니다. 연구실 노트를 Claude를 훈련하는 ML 연구자들에게 공유해 모델이 어디서 잘못했는지 볼 수 있게 했고, 이는 Claude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종류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Claude는 이런 작업에서 눈에 띄게 나아졌습니다. DNA 구조체 설계에서는 오류가 줄어든 듯했고, 실험의 잠재적 함정도 더 잘 짚어냈습니다. 연구팀이 잘 아는 분야에서는 실수를 금방 잡아냈지만,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그만큼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방식의 이점이 단점을 크게 웃돌았고, Claude는 이제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E. coli에서만 이 볼트를 만들었을 뿐, 자연 상태에서 이들이 발견되는 세균과 파지에서도 형성되는지는 아직 시험하지 못했습니다. 이 입자의 기능을 밝히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이번 연구는 오히려 수수께끼를 더 깊게 만들었습니다. 롬 박사의 말처럼요.
이들이 모두 같은 일을 하는 것으로 밝혀질까요? 아니면 볼트 기능이 진화해 온 과정을 보게 될까요? 어쩌면 사람 볼트와 같은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것 또한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연구팀은 볼트의 기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며, 진행 상황을 계속 공유하겠습니다.
연구의 세부 내용은 기술 보고서에 공개했습니다. 이 볼트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거나 이를 시험해 볼 시스템을 갖고 계신다면 연락 주세요: mdurrant[at]anthropic.com, nicholasp[at]anthrop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