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tiantyn Vlasenko는 Respiro를 만들기 전까지 코드 한 줄 써본 적이 없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그의 앱은 App Store에 등록됐다.
연재 시리즈 Day zero: founder stories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스타트업을 만든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번 편의 주인공은 Claude Opus 4.6 해커톤 수상자이자 Respiro의 개발자, Kostiantyn Vlasenko입니다.
인터뷰 화상 통화에 접속하기 15분 전, Kostiantyn Vlasenko는 긴장해 있었다. 머릿속으로 할 말을 정리하느라 너무 몰두한 나머지 정작 자신이 불안하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데 그의 스마트폰은 알아챘다.
"앱이 이걸 감지하고 저한테 알림을 보냈어요. '잠깐, 짧게 박스 호흡을 해보는 건 어때요? 박스 호흡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던 적 있잖아요'라고요." 그가 말했다.
그 앱이 바로 Vlasenko가 직접 만든 Respiro다. 10년 경력의 프로젝트 매니저(PM)인 그는 2026년 2월, Built With Opus 4.6 Claude Code Hackathon에 참가하기로 결심하기 전까지 코드 한 줄 작성해본 적이 없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과학적 근거 기반의 스트레스 관리 iOS 앱 Respiro는 Apple App Store에 정식 출시됐다. 현재 수백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Vlasenko가 직접 설계하고 운용하는 15개 이상의 전문 서브에이전트(subagent) 아키텍처 위에서 구동된다.
팀도 없이, 프로그래밍 경험도 없이, Claude Code 하나로 72시간 만에 해낸 결과였다.
키이우에 거주하는 Vlasenko는 Mythical Games에서 PM으로 일하며 10년간 이해관계자 압박, 팀 역학, 끊임없는 출시 일정을 관리해왔다. 호흡법과 마음챙김이 스트레스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스트레스를 받는 그 순간에 개입해주는 도구는 찾을 수 없었다.
"기존 앱들은 밤 10시 같은 정해진 시간에 '심호흡 해보세요'라고 알림을 보내줘요. 근데 제가 지금 이 순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건 몰라요." 그는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서부 산악 지대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아이디어가 구체화됐다. 기기에서 스트레스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호흡 안내 명상을 제시하는 앱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문제는 앱을 만드는 방법을 전혀 모른다는 점이었다.
당시 Vlasenko는 Jira 업데이트나 Slack 회의록 게시 같은 업무 자동화에 Claude를 활용하고 있었고, Claude Code CLI는 최근에야 쓰기 시작한 참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팀원들도 Claude로 코드를 짜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가 있지?'" 그가 말했다.
그는 곧 코딩 실력보다 PM 경험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는 실제로 사람을 관리해온 경험이 풍부해요. IDE 안에서 에이전트를 관리하는 것도 결국 같은 일이더라고요. 얼마나 쉬운지 정말 놀랐습니다."
Vlasenko는 첫 프롬프트가 사실상 야, Claude, 스트레스 덜 받게 해주는 앱 하나 만들어줘 수준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럼에도 첫 결과물은 그를 놀라게 했다. "와, 진짜 대단하다. 머릿속 상상이 아니라 지금 바로 내 폰 안에 있고, 실제로 작동해!"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Claude를 활용해 에이전트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스트레스 감지 로직에 활용할 수 있는 Apple API를 직접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중 에이전트(multi-agent) 아키텍처를 구축했는데, TCA 아키텍트 에이전트, Swift 개발자 에이전트, Metal 전문가 에이전트, 코드 리뷰어 등 여러 에이전트가 각 모듈에서 병렬로 실행되는 구조였다.
방향 전환도 Claude 덕분에 부담 없이 이뤄졌다. 초기 React Native 기반 MVP가 Android 기기 부재로 테스트에 어려움을 겪자, Vlasenko는 Claude Code를 활용해 앱 전체를 Swift로 몇 시간 만에 처음부터 다시 작성했다.
처음 아이디어를 떠올린 시점부터 App Store 출시가 가능한 완성본까지, 총 소요 기간은 6주가 채 되지 않았다.
앱을 만드는 것과 실제로 출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Apple Developer Program을 한 번도 거쳐본 적 없는 Vlasenko에게 심사 과정은 낯설고 복잡하기만 했다. 그는 Claude를 길잡이 삼아 단계별로 절차를 밟아나갔다.
"막히면 스크린샷을 찍어서 Claude한테 '여기서 뭘 눌러야 해?'라고 물어봤어요." 로그 수집을 위한 Sentry, 분석을 위한 Amplitude 같은 서드파티 서비스 설정도 같은 방식으로 해결했다. "'로그인 완료했어, API 키 여기 있어'라고 알려주면 99%는 첫 시도에 바로 됐어요." 나머지 1%에 대해서는, "처음 프롬프트에서 요청을 좀 더 명확하게 다듬으면 몇 번 시도 안에 원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라고 덧붙였다.
Vlasenko는 Claude의 비전 기능이 가장 저평가된 기능이라고 강조한다. "스크린샷을 보내면 Claude가 화면에 뭐가 있는지 분석해줘요. 그걸 활용하면 아무리 복잡한 UX도 Claude가 하나씩 안내해줍니다. Meta에서 API 토큰을 만들어야 했는데 인터페이스에서 완전히 길을 잃었거든요. Claude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짚어줬어요."
Respiro 마케팅도 Claude와 함께했다. 분석 환경을 구축할 때 Claude는 Amplitude SDK 기본 연동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 사용자 퍼널, 리텐션 지표, DAU·MAU 추적까지 설정해줬다. 콘텐츠가 필요할 땐 블로그 글을 대신 쓰고 TikTok 제작도 도왔다. 심지어 Vlasenko가 혼자서는 떠올리지 못했을 성장 전략도 제안했는데, 심리상담사와 마음챙김 전문가들에게 연락해 Respiro를 내담자에게 추천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시도했고, 효과가 있었다. 전문가들이 앱을 추천하기 시작한 것이다.
Respiro를 만들며 쌓은 역량은 사이드 프로젝트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재 Vlasenko는 본업인 Mythical Games에서도 직접 코드를 커밋하고 기능을 출시하고 있다. 나아가 Respiro를 개발하며 정립한 워크플로를 사내에 적극적으로 전파하며, 자신의 Claude 폴더와 워크플로를 엔지니어링 팀과 공유했다.
"팀원 대부분이 '이거 내가 쓰던 것보다 훨씬 좋은데!'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Mythical에는 Claude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소규모 내부 팀이 생겼다. 다만 모두에게 순탄한 전환은 아니었다. "코드 한 줄 한 줄을 완전히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는 게 일부 엔지니어들에겐 쉽지 않아요. 저는 프로그래밍 배경이 없으니까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거죠."
Respiro를 만들면서 Vlasenko에게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사이의 경계는 사라졌다. 지금은 Claude와 함께 작성한 로드맵을 바탕으로 다음 버전에 음성 안내 명상과 동작 운동 기능을 추가하고 있으며, 퇴근 후 매일 7~8시간씩 코딩 세션을 이어가고 있다.
"솔직히 Claude Code가 제 새로운 중독이 된 것 같아요." 그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