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도구만 갖추면, AI는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Claude Code가 이렇게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핵심 이유는, 에이전트 하네스에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매우 똑똑한 AI인 Opus 4.5가 LLM의 여러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I가 사용자 리서치를 수행하던 도중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컨텍스트 윈도우가 가득 찬 것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AI가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있다. 컨텍스트 윈도우는 사람 기준으로 보면 꽤 길지만(15만 단어 이상), 전체 대화 내용, AI가 읽은 모든 문서, 캡처한 모든 이미지, 그리고 AI의 동작을 안내하는 초기 시스템 프롬프트까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소진된다. AI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장기 기억이 없어서, 컨텍스트 윈도우가 차면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가벼운 대화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ChatGPT와 긴 대화를 나눌 때도 롤링 방식의 컨텍스트 윈도우가 적용되어 가장 오래된 내용부터 계속 잊어가지만, 최근 대화 내용을 토대로 즉흥 대응하며 어느 정도 맥락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AI가 새로운 코드를 읽으면서 이전 코드를 잊어버린다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Claude Code는 이 문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해결한다. 컨텍스트가 소진되면 작업을 멈추고 지금까지의 대화를 "컴팩팅(compact)"한다. 중단 시점에서 어디까지 진행했는지를 메모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컨텍스트 윈도우를 깨끗이 비우고, 새로 시작된 Claude Code가 그 메모를 읽으며 진행 상황을 파악한다. 영화 메멘토에서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잠에서 깰 때마다 자기 몸에 새긴 문신을 참조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이 메모 덕분에 Claude는 작업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확보한다. Claude가 몇 시간이고 연속으로 작업할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것이다. 진행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면서, 소프트웨어 조각이나 보고서 같은 중간 산출물을 만들어두고 나중에 참조하는 방식이다.
컴팩팅만이 Claude Code가 AI의 한계를 돌파하는 유일한 기법은 아니다. 또 다른 핵심은 스킬(Skills)이다.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AI에게 무언가를 시키려면 프롬프트를 줘야 한다. 프롬프트는 일종의 지시서 역할을 하는데, AI가 똑똑해지면서 100페이지에 달하는 복잡한 프롬프트도 훨씬 잘 수행하게 됐다. 하지만 이렇게 긴 프롬프트는 컨텍스트 윈도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프롬프트를 제공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결국 사람이 계속 프롬프트를 입력하거나, 프롬프트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킬은 이 문제를 해결한다. 스킬은 AI가 스스로 언제 사용할지 판단하는 지시서로, 프롬프트뿐 아니라 해당 작업에 필요한 도구 세트까지 포함한다. 멋진 웹사이트를 만들어야 하는가? 웹사이트 제작 방법과 사용할 도구를 설명하는 Website Creator Skill을 불러온다. Excel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야 하는가? 고유한 지침과 도구가 포함된 Excel 스킬을 로드한다. 영화 비유를 하나 더 하자면,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머릿속에 무술 교육을 업로드받고 "나 쿵푸 알아"라고 말하는 장면과 같다. 스킬을 활용하면 AI가 필요에 따라 지식을 교체해가며 전체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Jesse Vincent는 Claude Code가 소프트웨어 개발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무료 스킬 목록을 공개했는데, 브레인스토밍과 기획에서 시작해 코드 테스트까지 필요한 스킬을 단계별로 불러와 사용한다. 스킬 제작은 기술적으로 매우 쉽다. 일반 언어로 작성하면 되고, AI가 스킬 제작을 도와줄 수도 있다(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더 다루겠다).

스킬 외에도 Claude Code에는 제한된 컨텍스트 윈도우를 관리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기법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서브에이전트(subagent) 생성이다. 사실상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화된 AI를 추가로 실행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여러 면에서 유용하다. Opus는 크고 비용이 높은 모델이므로, 쉬운 작업은 더 저렴하고 빠른 모델에 넘길 수 있다. 또한 여러 프로세스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어, 개인이 아닌 팀처럼 작동하게 된다. 각 모델은 고유한 컨텍스트 윈도우를 가진 채 고도로 전문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리서치용 서브에이전트와 이미지 생성용 서브에이전트를 별도로 만들었다. 메인 AI 모델이 필요할 때 이 에이전트들을 "고용"해서 전문 작업을 맡기는 구조다.

꼭 직접 도구를 만들 필요도 없다. 스킬이나 서브에이전트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고, 자사 제품을 AI 에이전트와 연동하고 싶은 기업은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 즉 MCP라는 방식으로 어떤 AI에든 지침과 접근 권한을 제공할 수 있다. 출판사가 AI의 학술 논문 접근을 허용하는 MCP, 결제 회사가 AI에게 금융 데이터 분석 능력을 부여하는 MCP, 소프트웨어 제공업체가 AI로 특정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MCP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결과적으로 Claude Opus 4.5 같은 똑똑한 범용 AI가 필요에 따라 전문 스킬을 적용하고, 도구를 활용하며,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추적하는 매우 유연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Claude Code가 특히 강력한 이유는 사용자의 컴퓨터와 파일에 직접 접근해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즉, 내 컴퓨터에 접근 권한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일을 AI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파일을 읽고 새 파일을 만들 수 있고(PowerPoint와 Word도 결국 코드이며, Claude는 코드를 잘 쓴다), 브라우저로 웹에 접속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AI가 완벽하진 않으며, 브라우저와 컴퓨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AI에 부여하면 온갖 새로운 위험이 생긴다. AI가 삭제해서는 안 될 파일을 삭제하거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는 코드를 실행하거나, 브라우저의 민감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런 주의사항에도 불구하고, Claude Code를 간단히 소개하려 한다. 단, 반드시 백업을 해두고, 전용 폴더를 사용하며, 잃어도 괜찮은 것 외에는 접근 권한을 주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스크린샷에서는 Claude Code의 명령줄 인터페이스(CLI)를 사용했지만, 바로 어제부터 더 쉬운 방법이 생겼다. Claude Desktop을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여기서 다운로드하고 설치할 수 있다(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면 최소 월 20달러 구독이 필요하다). 현재 데스크톱 버전은 CLI보다 기능이 약간 적지만, 비전문가가 사용하기에는 훨씬 쉽다.

이제 AI에 폴더 접근 권한을 부여하면(해당 폴더의 파일에 Claude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므로, 민감한 자료가 있다면 주의하고 반드시 백업해두자) 바로 AI와 협업을 시작할 수 있다. 리서치 후 보고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신용카드 내역에 접근시켜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하고 이상 항목을 알려달라고 하거나, 데이터 시각화를 생성하게 하거나, 원하는 무엇이든 시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가장 강력한 기능들은 "/"로 시작하는 슬래시 명령어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agents로 서브에이전트를 설정하고, /skills로 스킬을 만들거나 다운로드하는 식이다(데스크톱 버전의 슬래시 명령어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전체 기능이 곧 추가될 예정이다). Claude Code를 활용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하니 직접 실험하며 자신에게 맞는 용도를 찾아보길 권하지만, 코딩 경험이 없더라도 실제로 코딩 용도로 사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쓰는 동안, 틈틈이 Claude Code 창으로 가서 재미삼아 AI에게 게임을 만들게 했다. 문명이 흥망성쇠를 겪으며 고유한 언어, 문화, 경제를 발전시키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몇 분마다 불가능해 보이는 요청을 하나씩 던졌다. 세계에 자체 판구조론과 날씨 시스템을 넣어라, 통치자의 가계도를 추적해라, 사건을 극적으로 요약하는 AI를 내장해라 등등. 변경 사항이 적용될 때마다 AI는 결과를 플레이테스트하고 새 버전을 만들어냈다. 이전의 바이브 코딩 경험과 달리, AI가 막히거나 같은 자리를 맴도는 일 없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아래 영상을 확인해보자. 능숙한 개발자라면 문제를 발견할 수 있겠지만, 결과물은 여기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이 작업도 AI가 처리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프로그래머라면 이미 이런 도구들을 탐색하고 있어야 한다. 프로그래밍 인접 분야에 있다면—데이터를 다루는 학자, 코드로 실험해보고 싶은 디자이너,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보고 싶은 누구든—지금이 바로 실험할 때다. 하지만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적절한 하네스만 갖추면, 오늘날의 AI는 실질적으로 중요한 지속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것이 우리가 업무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변화는 프로그래밍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다. AI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개발자 중 한 명인 Andrej Karpathy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프로그래머로서 이렇게 뒤처지는 느낌은 처음이다. 프로그래머가 기여하는 부분이 점점 희소해지면서 직업 자체가 극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등장한 도구들을 제대로 엮기만 하면 10배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감각이 있고, 이 도약을 잡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실력 부족이다." 현재 Claude Code의 투박한 인터페이스나 코딩 특화라는 점에 속으면 안 된다. 다른 지식 업무에도 AI를 작동시키는 새로운 하네스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것이고, 그에 따른 변화도 함께 올 것이다.
